이제 30대 중반을 넘어가는 저와 제 주변의 이야기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사회생활은 시작부터 빚입니다. ㅠ.ㅠ)
결혼을 안한 친구도 아직 좀 있긴 합니다만 30대 중반의 나이에 떠안고 있는 고민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건 '주택담보대출 상환'일 것입니다. 거기에 슬슬 늘어가기 시작하는 '아이들 육아비용/교육비'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렇게 꼭 지출해야할 생활자금 보다 보험을 우선시 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를 제대로 살아야 미래도 준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불확실성의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소득이 특히 그렇습니다)
보험에 한두개의 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주변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케이스가 '필요와 우선순위'에 따라 보험을 가입한게 아니라 가까운 주변 사람/친척 등의 '설득과 권유'로 가입한 고객 분들이 너무도 많았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스스로 '납득'해서 가입한게 아니라 '설득' 당해서 가입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현재 내가 가입한 보험이 무엇인지, 어떤 위험을 대비하기 위함인지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가입보다 유지가 중요한 보험을 꼭 필요한 순간까지 유지하지 못하게 됩니다.
(사고대비를 스스로 하려 들진 않았을 것입니다... 해약의 원인으로 '도움안돼'가 그 결과 입니다. )
그래서 경제사정이 잠깐 어려워 지거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생활비가 빠듯해지면 맨 처음 고민하는 것이 현재 가입한 '보험의 해약'입니다. 보험도 미래를 대비한 '저축'과도 같은 것인데 적금은 안깨면서도 보험은 쉽게 해약하곤 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보험 가입 당시의 필요성/우선순위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은 탓도 큽니다.
보험 중도해지의 손해는 막중합니다. 때문에 생애 첫보험의 가입시기부터 진지하게 고민하고 우선순위를 두고 해약의 손해를 줄이기만 해도 합리적인 고객이 될 수 있습니다.
(자녀 교육비보다 보험료 납입을 우선시 하는 부모는 한명도 못봤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보험이란 '유지하기 쉬운 보험'입니다. 건강의 위험을 담보로 하여 금융파생상품이나 로또처럼 보험을 가입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없습니다. 나에겐 아무런 위험도 닥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난 보험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태도 또한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물론 합리적으로 선택한 담보로 구성된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사실 보험을 가입할 때 고려할 요인은 너무나 많습니다. 나이/성별/직업/결혼유무/자녀유무/운전유무/자산현황/건강/질병의 가족력/소비 성향/투자 성향 등등.... 고민이 너무 크기 때문에 고민을 안하려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ㅎ
(행복과 고민은 시작이 같습니다??)
자동차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운전하고 다니실 수 있습니까? 마찬가지로 각자의 상황에 맞는 최소한의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는 것은 결국 위험이 닥쳤을 때 가까운 사람들을 힘들게 만드는 일입니다. 결코 무분별한 가입과 해약을 반복하는 악순환도 좋지 않습니다 쓸 말이 너무 많긴 하지만 일단 몇가지 상황별로 유지해야 하는 보험, 그 우선 순위라는 건 뭘까를 나열해 보겠습니다.
1. 무엇보다 먼저 가입해야 하는 보험 : 실손의료비보험
2014년 현재, 실손의료비보험은 생명/손해보험 회사라면 모두 공통으로 판매하는 상품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보험을 절대 '보험'이라고 생각하시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실손의료비보험은 가격 대비 보장내용이 너무 좋을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보험의 확실한 보완책이기 때문입니다.
(2011년 기준이기 때문에 분명 이보다는 높아졌을 것입니다. 그런데 설마 아직도 가입을 안하셨나요??)
장점의 첫번째, 실손의료비보험은 열거주의가 아니라 포괄주의의 성격을 띤 보험입니다. 쉽게 말해 보장하지 않겠다! 라고 선언한 몇몇 질병/상해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을 보장합니다. 이렇게까지 넓은 범위의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담보는 거의 없습니다.
두번째, 보험사의 면책기간이 없는 보험입니다. 통상 암 진단비의 경우 90일이라는 면책기간과 1~2년 이내에는 50%만 지급한다라는 조항이 있고 사망보험의 경우도 역선택을 막기 위한 몇가지 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손의료비 보험은 오늘 가입하고 내일 암을 진단받아도 병원비를 걱정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세번째, 한번의 가입으로 100세까지 보장받는데 가성비가 가장 뛰어난 보험입니다. 나이가 많아질 수록 보험료가 오르긴 해도 이는 의료비 상승이나 위험율만을 반영한 것입니다. 보험 가입기간 중 병에 걸렸다고 해서 갱신을 거절한다거나 더 많은 보험료를 받는다거나 하는 일이 없습니다.
(.... 어쩌면 실손의료비보험이 보장하는 5천만원으로는 부족할지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국민건강보험이 납입할 때는 세금의 성격을 띠지만 병원에 갈 때는 좋은 복지인 것 처럼, 실손의료비보험은 민영 보험사가 판매하지만 국민건강보험료를 약간 더 내면서 그것을 완성하는 민간복지라고 보심이 옳습니다.
2. 성인 남녀라면 누구나 한개쯤 있어야 할 보험 : 암보험 &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
가장 흔한 암 진단비가 나오는 보험은 생명보험사 전체에서 1억원, 손해보험사 전체에서 1억원까지 가입 가능합니다. 갱신형으로 가입할 경우 30대 기준 월 2~3만원의 수준으로 5천만원 정도의 진단비를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막상 나에게 암이 닥치면 이런 수치따윈 눈에 안들어 올만큼 걱정하게 될 것입니다.)
모든 암의 5년 생존율은 과거에 비해 매우 높아졌지만 암 진단시 소득상실의 위험은 그대로 입니다. 암환자 110만 시대에 갱신형/비갱신형의 가입은 소비성향과 경제적 활동 상황에 따라 선택할 문제일 뿐입니다.
보통 암보험 가입시 성인병에 관계된 뇌혈관질환 및 급성심근경색 등의 담보를 함께 가입하고도 매월 부담하는 보험료가 저 정도 수준이기 때문에 경제적 여력에 관계없이 우선 순위로 가입하시길 추천합니다. 특히 암/뇌혈관/심장관련 질병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가입하셔야 합니다.
(악성신생물 = 암 입니다. 제일 무서운 것은 기타 질환이군요?? ㅎ)
3-1. 가장이라면 꼭 있어야 할 보험 : 사망 보험
보통, 독신남/녀의 경우 사망의 위험은 작고 노후 생활비의 위험이 크지만 배우자와 자녀가 있는 경우, 가장의 부재는 너무나 큰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의 부재로 인한 소득상실과 남은 배우자의 적응기간을 고려한 생활비(통상 3~5년)를 보장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사망원인에 따른 경제적 위험은 보험으로 커버할 수 있습니만.... 자살은 논외로 합시다.)
가장의 경제적인 납입 여력에 따라 정기보험 혹은 종신보험을 선택하면 되며, 가장의 연령이 증가할 수록 사망에 따른 위험이 적어지므로 연령대별 복층식 설계도 합리적 선택입니다. 최근에는 가장의 갑작스러운 사망 보험금의 관리 문제 또한 대두되면서 몇년의 기간에 걸쳐 나누어 받는 생활자금 성격의 담보 등도 인기입니다.
3-2. 자녀를 위해 가입하면 유리한 보험 : 어린이 보험
( 상법상 만15세 미만은 사망담보에 가입 불가합니다만... 위험은 상존합니다.)
사실 자녀/어린이 보험은 자녀를 위해 가입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녀를 부양하는 부모를 위해 가입하는 보험입니다. 게다가 보험은 일찍 가입할 수록 보험료가 낮고, 자녀의 건강/신체적인 위험이 낳는 경제적 부담은 부모의 생애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자녀의 100세를 생각한 보험을 미리 가입해 놓으면 매우 유리합니다. 성장기의 뇌종양/다발성 소아암 등의 진단비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배상책임 담보 또한 필수적입니다.
(성장기의 암은 더 무섭습니다.)
3-3. 부모의 미래를 자녀에게만 맡길 순 없다 : 개인연금 관련
(저는 파란색에 속하고 싶습니다만..... 은퇴우등생이 되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요즘 나이 들어 자녀들의 짐이 되고 싶은 부모가 있을까요? 복리효과를 생각한다면 노후 자금 또한 일찍부터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근로소득자라면 세제 적격 (개인)연금에 가입하여 소득공제 효과를 보면서 55~65세에 평균적으로 닥치는 은퇴 크레바스(퇴직과 국민연금 수급 시기 사이)를 준비해야 합니다. 사업소득자라면 투자성향에 따라 비적격연금(변액보험 등)이나 펀드 등의 다양한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투자의 정답이 보험이 아닙니다만, 부자는 리스크를 싫어하는가 봅니다.)
4. 보험가입의 최종 : 간병 보험(LTC, Long Term Care)
(당뇨병은 그 자체보다 후유장해를 남기는 합병증이 더 무서운 것입니다.)
사망 보다 무서운 위험은 후유장해 입니다. 여력이 된다면 사망(혹은 이에 준하는 80% 장해) 뿐만 아니라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장애(1~3급) 또한 대비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장해분류표가 아니라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등급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는 간병보험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간병보험은 경제적으로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보험은 현실에 맞게 가입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보험의 우선순위를 1.실손 > 2.암&CI > 3.사망/종신/연금 > 4.간병으로 놓고 보아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여기서의 우선순위란 경제적 여력에 따라 가입할 순위(그 역순은 해지 순위, 물론 해지의 경우 납입기간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입니다. 이러한 우선순위를 머릿속에 두고 생각한다면 보험 선택에 있어서의 고민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