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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1. 24.

[011번째] 20151113~15, 태안 학암포오토캠핑장_그 해 가을,가 장 조용한 바다

오후 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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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닷가 캠핑장에 가게 된 것은 처음인 듯 합니다.

학암포는 워낙 유명한 국립공원 캠핑장 중에 하나로 알고 있기에 우연히 자리가 좀 있다는 말을 듣고 바로 예약을 하였습니다. B21, B22, D1, D2가 비어 있었는데 이 중 딱히 명당이라고 할 만한 자리는 없었지만 저는 B21을 예약하였습니다. (그나마 탁월 한 선택이었죠.)

네이버 블로그 중에 학암포의 자리별 면적에 대한 실사를 올려 놓은 곳이 있어 참고하였습니다.

어쨌거나 와이프의 일까지 모두 마치고 출발하는 금요일 저녁길은 가 내렸습니다. 운전도 조심조심, 게다가 야맹증이 있는지 썬팅이 진하기 때문인지 도로의 빗물에 반사된 빛 때문인지 차선이 잘 보이지 않아 정말 국도부터는 기어가다시피 해서 정말 늦은 시간에 도착하였습니다.


도착해서 보니 정말로 유일한 자동차 출입구의 바로 앞에 있는 사이트였습니다. 다행히 면적이 넓어서 빅돔s를 여유 있게 칠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만.....

웬... 바람이 장난 아닙니다. 빅돔 펼쳐 놓고 다 세운 다음 플라이를 덮어 씌우려고 하니 바람에 계속 날아가서 도저히 작업을 할 수가 없습니다. 또 빅돔 자체의 무게가 상당한 터라 바람에 밀린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플라이 덮는 작업 도중에 빅돔이 바람 탓에 병풍처럼 둘러진 나무 쪽으로 찌그러져 겨우겨우 버티고 있더군요. 

결국 다시 맨 아래 관절을 접고 플라이를 묶어서 고정시키며 씌운 후 세우기 전에 콜팩 40cm로 입구쪽을 단단히 고정 시킨 후에나 설치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비는 계속 흩날리고 날씨도 따뜻하지 않고 그간 텐트를 쳐 본 경험 중 가장 길고 고된 작업이었던 듯 합니다. 빠른 설치가 강점이라고 믿고 있었는데 사소한 작업누락하니 설치시간두배로 늘리는 결과를 낳네요. 바람이 불 땐 불어오는 방향쪽을 고정시키고 하는게 진리입니다. 제가 빅돔s의 무게를 너무 믿었던 모양입니다.


 이번 캠핑 직전에 택배로 받은 후지카 ED-2005 부탄가스 히터 입니다. 리틀썬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 같아서 (옥션에서 34,900원) 구매하였습니다. 친구가 사용하는 형제난로 가스히터는 오래가긴 하는데 화력이 별로인거 같아 이것을 선택하였습니다. 뭐 적당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디자인은 확실히 구립니다. 어차피 겨울에도 전기장판 없이 침낭만으로 버틸 계획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지난번 캠핑에서 느꼈던 '온기의 필요성'은 또 추가구매를 이끌어 내는군요.

 늦은 시간에 텐츠 설치를 마친 터라 맥주 한캔 마시고 바로 잠들었습니다.


우리가 이너텐트로 사용하는 반고 락400의 경우, 솔직히 마감이나 모양새, 색 등이 허접하기 그지 없습니다만 방염이라는 점, 그리고 빅돔 안의 이너로 사용하는 더블월 텐트라 내부에 맺히는 결로는 없다는 점 등이 장점이죠. 

 당연히 플라이에는 맺힙니다만 이너텐트 용도라 팩을 박지 않고 설치하는 탓에 이것의 이너와 플라이 사이를 충분히 떼어서 설치하면 사라질 단점입니다. 특별히 난방을 하지 않아도 4명이 자기에 충분히 따뜻합니다. 무엇보다 싼 게 장점이죠. 

 이의 내구성이 다 되었다고 생각할 때 쯤 교체를 해야 하는데 무엇으로 할 지는 마느님이 결정하겠다고 하시네요. 예쁜 텐트를 많이 봐 두었다고 하는데 과연?


 그러나 우리가 바닥공사로 사용하는 INTEX 에어매트(슈프림)의 높이, 그리고 콜맨 야전침대를 넣으니 높이가 높아져서 결국 머리와 발이 텐트에 딱 닿는지라 비좁다는 느낌을 받게 되네요. 바닥에서 바로 자면 이렇진 않을 듯 한데...


 참고로 에어매트는 두 규격이 있는데 일반, 그리고 슈프림이 있는데 둘의 가격 차이는 크지 않습다만 내구성에는 좀 차이가 있는 듯 합니다. 아무리 조금 더 싸다 해도 일반은 비추천 입니다. 출렁거림도 덜하고 허리의 편안함과 내구성 면에서 아래의 슈프림을 추천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찍은 사진. 여전히 흐리고 습기가 꽉 찬... 금방이라도 가 올 듯한 날씨입니다. 부디 마지막 날에는 날씨가 맑아 텐트와 장비를 다 말리고 갈 수 있길 희망할 뿐입니다. ㅎ 


 바닷가로 가는 길은 건물 사이사이를 지난 다 가정하면 직선거리200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옆으로 태안 화력발전소가 보이고 백사장과 심하지 않은 갯벌이 보입니다. 썰물이라 물도 빠진 덕에 집게와 바위틈 사이의 망둥어 정도 잡아서 아이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나중에 엄마랑 갔을 때에는 한 바가지를 가득 채워 오더군요. (돌아갈 때 놔주고 옴)

 날씨가 따뜻하지 않아 야외 활동보다는 실내에 더 많이 있었던 듯 합니다.


 애들이 자기들이 책을 만든다고 도구들을 챙겨 왔습니다. 큰 아들내미의 현재 꿈은 작가라고 하는데 그 의미를 잘 알고 하겠다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일단 무조건 응원해 줍니다. 일단 맞춤법 교육이 시급합니다. ㅠㅜ


 이 참에 저는 씻어 봅니다. 11월에는 캠핑장 중앙에 위치한 샤워장만 운영하는데 그것도 시간이 정해져 있고 성인은 1천원 정도의 요금이 있습니다. 따뜻한 물은 매우 잘나오는 편입니다. 전날 비 맞으며 텐트쳤던 피로가 좀 가시는 기분입니다.


 태안도 속초처럼 가뭄이라고 합니다. 올해는 가뭄, 역병(메르스)가 창월하네요. 이게 다.... ㄹ혜닭의 은덕입니다. 


 저녁에는 이 곳에 예약이 가능하다고 알려준 와이프 친구분 가족이 도착하였습니다. 이분들 자리 잡은 곳은 바로 옆 B22인데 타프의 팩을 박을 공간도 안나온다고 대안으로 우리 차를 밖으로 빼내어 주차 공간에 타프를 설치하였습니다. 


 그렇게 밤은 깊어가고....


 우리보다 캠핑을 훨씬 먼저 시작한 집인데 장비가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경량화를 선호하시더군요. 신기한 물건들 많이 참조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저 간단한 가스난로... DAC헬리오스 체어는 정말 탐나긴 합니다만 가격이 ㅎㄷㄷㄷ 합니다. (물론 제 기준 ㅎ) DAC 제품 중에 디럭스 체어도 있다고 아는데 구매한다면 디럭스 체어가 좋을 것 같습니다. 목을 기대고 누울 수 있다는 건 휴식에 큰 장점이 되는거 같아요.


 또 가스버너와 테이블이 일체형으로 된다는 건 공간 면에서 크게 절약이 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네요. 우린 값 싼 장비들에서 시작을 했으니 캠핑 년수가 길어지게 되면 슬슬 다른 집 장비들의 여러가지 장점을 참고해서 교체를 하면 되겠죠.

 그렇게 이틀째 밤이 깊어 갑니다.


 다행히 마지막 날은 날씨가 조금 맑아졌습니다. 장비들을 다 말리고 갈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이렇게 장비들을 다 꺼내어 말려 봅니다.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이렇게 사소한 정비를 하고 가는게 다음번 캠핑준비를 좀 더 원활하게 만들어 주니까요.


 토~일요일에는 사이트 1곳을 제외하곤 꽉 들어차더군요. 그래도 국립공원 캠핑장 치곤 사이트 밀집도가 덜 한 곳입니다. 있으나 마나한 벽을 사이에 두고 옆 텐트가 바로 붙어 있다는 건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되게 만듭니다. 닷돈재라든가... 구룡이라던가... 뭐 그런 곳처럼 말이죠. 공간이 가까우면 배려도 가치를 잃기 쉽상이죠. 

 돌아오는 길에는 평소에 저장해 놓았던 맛집을 찾아갔습니다. 그 동네 게국지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저는 원래 물에 빠진 해산물은 좋아하지 않아 패스... 올해 초여름에 와이프만 태안의 나문재 펜션?(휴양림?)에 다녀오면서 먹어봤다는데 다시 땡겨하질 않는걸 보니 그저 그런 맛이었던 듯 합니다. 

 이름은 서산불고기 - 백반의 신 입니다. 깔끔한 곳을 좋아하는 내 20년지기 친구 박모군이 좋아할 만한 분위기는 아니지만 돼지/소 반반 + 고등어 한마리 시키니 정말 맛나더군요. 저렴한 가격에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계란+소시지는 셀프입니다. 

대화를 하진 않았지만 사장님의 품성을 알게 할 수 있는 단서들은 곳곳에 많습니다. 가게 규모에 비해 서빙 알바들을 많이 쓰셨더군요. 처음 상차림을 제외하곤 반찬도 셀프인데 말입니다. 식재료의 질이나 맛 또한 일품인데 비해 가격은 착하게만 느껴졌습니다. 


 신촌 학교 주변의 몇몇 맛집과 자주 찾던 술집이 생각났습니다. 과 동기들이 이모님들과 친해져 멋모르고 알바도 이어서 하곤 했는데 말이죠. 그런 친숙한 분위기로 보였습니다.  

 TV채널도 JTBC 고정이고 (TV조선이나 채널A를 애청하는 사장님들은 저랑 전혀 맞질 않아요!!) 반찬들도 다 맛나고 가지 수도 많습니다. 쌈 싸먹는 걸 좋아하는 제 맘에 정말 들었네요. 더 대박 나시고 번창하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열한번째 캠핑을 마무리 짓습니다.


학암포야영장(링크)에 대한 간략한 제 소감은요...

1. 위치/사이트 등 : 국립야영장이라 1박16,000원이니 저렴한 편이지요. 그럼에도 샤워 등에서 닷돈재나 구룡, 설악산 보다는 더 좋은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사이트 명당은 위의 블로그 링크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꼼꼼하게 잘 정리해 놓으셨더군요. 사이트별 면적이 매우 상이하니 꼭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아, 같이 갔던 가족도 처음 왔다고 했는데 휴양림에서 바다가 바로 보이는 줄 알고 왔다고 하네요. ㅡ_ㅡ 그런 곳 아닙니다. 바다가 상대적으로 가깝긴 해도 여름철 물놀이를 편하게 할 만큼의 거리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2. 편의시설 : 저희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아 상관 없지만 배전반은 곳곳에 눈에 띕니다. 화장실은 캠핑장의 양쪽 끝에 위치하여 중앙에선 거리가 좀 됩니다. 이게 아쉬운 부분... 그러나 샤워장 시설은 꾀 훌륭하다 생각합니다. 국립이라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건 덤이죠.

3. 주변 : 바닷가의 백사장 풍경이 여름에는 어떨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많이 붐비는 경우 수질도 달라지는 게 서해안 바다니까요. 대천 해수욕장의 경우에 비수기에 가면 물이 그렇게 맑을 수 없습니다. 허나 성수기엔 비추천입니다 ㅎ. 학암포의 바닷가 주변으로 글램핑 비슷한 시설이 쭉 늘어서 있는걸 보았습니다. 이것도 여름철 지역주민의 수입원이겠지만 가격이 어떨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놀이 장소로 2.5순위 정도로 기억해 놓겠습니다.



이만 후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