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는 물 맑은 곳에 가는게 목표였습니다. 그리고 야간 텐트 설치도 한번 해봐야죠. 그래서 금요일 저녁에 출발했습니다. 도착하니 대략 9시 정도...
밤이 되니 작업시간이 확실히 낮보다 더 길어집니다. 물건을 어디에 뒀지? 이러며 찾는게 가장 오래걸립니다. ㅠㅜ 평소 정리정돈 습관이 덜 된 탓입니다. 무사히 설치를 마치고 고기를 굽기 시작하니 밤 11시... 둘째 아들내미는 이미 골아떨어졌습니다. 첫째 아들내미만 늦은 저녁을 먹여 봅니다. 오다가 휴게소에서 밥을 대충 때우고 와서 다행입니다.
아직 애들이 숯불에 구운 목살을 지겨워 하지 않아 다행입니다. ㅎ 말은 이렇게 하지만 이건 뭐 소고기 보다 낫습ㄴ다. 잘 구워야 이렇죠 ㅎㅎ 1.5~2cm 두께의 목살을 백탄에서 빠르게 잘 굽는 것이 관건 입니다. 육즙을 가둬서 살리면 최고....
( 50% 익은 상태... 길죽하게 잘라주고 중간중간 피쉬그릴로 탁탁 튀기며 한번에 기름 떨궈주면 좋습니다 )
이렇게 밥먹고 술한잔 하고 일단 대충 누워봅니다. 야간이라 빅돔S 안에 락200은 치지 않았습니다. 도킹한 락400 안에 에어매트리스 더블 + 싱글로 꽉 채워주고 와이프와 애들을 함께 재웁니다. 난 정리 안된 테이블을 그대로 안으로 들여놓고 한켠에 야전침대를 펴고 잠이 듭니다. 제 침낭은 반고 울트라라이트 1300 입니다. 머미형 침낭인데 여기에 힐텍스 침낭커버 하나 곁들이면 백패킹용으로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아직 여기서 자기면 너무 덥습니다.
다음날 텐트의 모습. 사이트가 좀 빡빡하긴 하네요. 확실히 지난번이 좀 더 넓었던 듯. 일어나자 마자 차는 옆으로 빼서 주차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아침부터 반고 월넛 더블 침낭에서 애들과 같이 잔 와이프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뭔 일인고 하니 둘째아들내미의 잠버릇 때문입니다. 침낭 안에 가두니 덥다고 발차기 여러번 시전한 듯 합니다. 앞으론 침낭이 아니라 이불모드로 분리해줘서 재워야 겠습니다.
아침에 주변을 돌아보니 계곡이 정말 좋습니다. 적은 수량에 이렇게 물 맑기가 쉽지 않을텐데 말이죠. 빠지진 못해도 가벼운 물놀이를 위한 곳으로는 만족합니다. 오전부터 계곡에 아들 둘을 방목했더니 어디갔는지 보이지도 않습니다. 하루종일 계곡을 탐험한 듯.
어디선가 아들내미가 죽은 물고기를 들고 옵니다. 손바닥보다 더 큰데 여기서 잡히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간단한 낚시도 생각해 봄직 합니다.
오후 늦게부터 슬슬 먹구름이 끼더니 저녁~밤에는 비가 내렸습니다. 상당히 많은 양이 왔는데도 파쇄석인지 자갈인지 배수가 잘 되어 다행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날 저녁....
어디서 본건 있어서 텐트 안에서 숯불을 펴고 비어치킨을 만들다가 기름그릇을 숯불위에 엎었더니 순식간에 연기가 텐트 절반에 가득 찹니다. ㅠㅜ 아놔.... 연기 급하게 빼고 했으나 냄새가 배는 것 까진 막지 못했... 습니다. 다음날까지.. 고기냄새 쩝니다. 앞으로 절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빅돔 안에서 고기를 굽지 말아야 겠다 생각합니다. ㅠㅠ 이 냄새 제거를 위해 집에 돌아가 욕조에서 중성세제로 텐트 세탁하고 말리는데 3일 걸렸습니다....
밤에 캠핑장에 정전이 한번 있었습니다. 비 때문인지 용량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갑자기 주변이 칠흙같은 어둠이 감돌더군요. 옆 텐트들이 모두 나와서 우리 텐트 보고 정전 아닌거 같은데 이러다가 가로등까지 다 꺼진거 보고 정전인줄 알더군요. 우리는 전기/릴선 안씁니다. 이럴 때 릴선에 의존하지 않는게 빛을 발하는 군요 ㅎ.
다음날 오전... 비가 많이 내렸는데도 수량이 많이 불지 않았네요. 물에 빠져 노는 것은 포기입니다. ㅎ 다행히 오전엔 개어서 텐트는 말리고 출발했으나... 냄새는 위에 얘기한대로 일주일간 세탁으로 고생했습니다....
덕동골 오토캠핑장(링크)의 특징은....
1) 사이트 관리가 정말 잘 되어 있는 듯 합니다. 넓직하고 나무와 꽃도 곳곳에 많습니다. 계곡의 물길 하나하나에서 사장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습니다.
2) 우린 계곡에 가까운 D를 잡았습니다만 다른 곳이 더 좋은 듯 합니다. A라든가... 데크가 있는 명당은 돈을 조금 더 받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즈가 빅돔s에겐 언감생심입니다.
3) 샤워장 및 화장실 깨끗하고 모자랐던 맥주도 매점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했습니다. 사장님 마인드 좋습니다.
4) 샤워장 온수는 불만족 입니다. (와이프 기준 ㅎ) 겨울에도 충분한 용량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긴 겨울에 샤워할 일이? ㅎ
5) 모래놀이시설도 있고 개수대도 사이트 구획마다 하나씩 있습니다. 방 숙소와 함께 운영하시는 곳이라 캠핑장비 없는 가족과 와도 제격인 듯 합니다.
혼자 텐트 치고 걷고 하느라 정작 찍은 사진이 얼마 없네요. 3년된 아이폰5를 6S로 바꾸기 전까진 사진에 대한 미련 별로 갖지 않을 것 같습니다.
두번째 후기를 이만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