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는 치악산 구룡야영장 입니다.
사설 캠핑장이 아니라 국립공원 캠핑장도 궁금해 지더군요. 다행히 출발 전날에 1박2일의 일정으로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에도 불구하고 금요일 점심에 조금 일찍 출발했습니다.
새말IC를 나와 좌회전하여 가까이에 있는 동횡성 농협하나로마트에서 장을 봤는데 역시 한우는 산지가 더 비쌉니다... 안타깝지만 산지 한우를 멀리하고 친구에게 두터운 목살을 대접하기로 합니다.
계곡과 가까운 49번 사이트. 빈 공터 옆에 붙어 있어 빅돔에 도킹까지 하는데에는 무리가 없었으나 바닥에 곳곳에 울퉁불퉁한 물길이 좀 거슬리더군요. 게다가 바닥면이 계곡 쪽으로 살짝 경사진터라 비올 때 설마 이 물길로 물이 흐르는 것일까 걱정도 되었습니다.
텐트 설치를 마무리 하고 주변을 둘러 봅니다. 개수대 가깝고 머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살짝 안도해봅니다.
첫끼는 부대찌게 입니다. 와이프 없이 온 터라 밥은 좀 질게 되었고 부대찌게는 어차피 동네시장표 완성품을 사온 터라 그럭저럭 먹을만 합니다. 남자끼리 온 여행에는 요리가 참 아쉬울 따름입니다.
사이트 아래 바로 계곡으로 향하는 계단이 있습니다만 웬지 진입을 막아놓은 듯한 울타리입니다. 역시나 이날도 아들내미들은 계곡으로 사라진 뒤 보이질 않습니다. 계곡이 얕아 다행입니다.
저녁이 되었고 슬슬 목살을 구워봅니다. 친구에게 목살 굽는 실력을 뽑내 보려는 순간 아.... 이런 쉽게 고기를 뒤집을 수 있는 피쉬그릴을 안가져왔음을 발견합니다. ㅠㅜ
목수가 연장 탓 안한다고 했는데... 좀 아쉽긴 하지만 그럭저럭 구워내었습니다.
캠핑을 다니며 텐트 치고 걷고 하는 일에 매달리면 핸드폰 꺼내 사진 찍을 겨를 도 없나 봅니다. 밤부터 비가 내리더니 텐트 안으로 경사진 바닥을 타고 물이 조금씩 흐르기 시작합니다. 뭐 입식 생활이니 상관은 없지만 좀 신경쓰이긴 합니다. 진흙으로 변한 바닥에 의자가 빠져듭니다. 아 이런.
뭐 상관은 없습니다. 상남자 포스의 친구와 이런 저런 담소를 나눕니다. 술은 저만 마십니다... 일정이 안맞아 친구들을 더 못데려 온게 아쉽니다. 아직 제 친구들은 캠핑을 휴식이라기 보단 번거로움으로 취급합니다.
그 사이 아들내미들은 벌써 잠들었습니다. 에어매트 위라서 빗물이 들어올 걱정은 없습니다만 다음날 철수가 걱정되긴 합니다. 친구는 야전침대 위에, 저는 바닥에 에어매트리스만 깔고 잠을 청해 봅니다.
다음날. 어느새 비는 개었습니다. 비 많이 오던 늦은 밤에 도착해서 꾀 긴 시간 팩질을 하시던 앞집은 무사히 설치를 마쳤던 모양입니다.
아침을 대충 먹고 텐트를 말려가며 철수를 하다 보니 애들 씻길 시간도 없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엄마 없는 티가 나기 시작합니다. 미안하다!!
철수하다가 한 컷. 대략 9시부터 슬슬 철수하기 시작했는데 12시가 다 되어서야 다 말리고 철수를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비가 내린 다음날이라 철거+정비를 동시에 한 탓입니다.
치악산 구룡야영장(링크)의 간략한 소감.
1. 균일하지 않은 사이트 면적 : 면적이 확연히 다른 사이트들이 있습니다. 나중에야 좀 찾아보니 예약사이트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몇몇 사이트가 명당 급으로 넓군요. 7번, 21번, 66번은 7 X 8m 사이즈인데 27~32번, 49~50번, 60번은 6 X 8m 입니다. 그리고 5 X 6m, 4 X 7m 사이즈가 대다수 입니다. 6m 이상의 몇몇 사이트를 제외하곤 빅돔s는 설치가 어려울 듯 합니다. 애용하기엔 좀 안타까운 곳이군요.
2. 화장실 넓고 크고 깨끗합니다. 벌레가 많은 건 어쩔 수 없습니다 ㅎ. 밤에 가보니 곤충의 천국입니다.
3. 샤워장.... 은 못가봤습니다. 1박2일 일정엔 샤워할 시간도 없군요 ㅎ. 구룡 캠핑장은 유명하니 많은 후기들을 찾아보시면 될 듯.
4. 경기권에서 찾아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국립공원 야영장 중 하나이기 때문에 예약이 빡셉니다. 닷돈재까지도 빈자리가 있던 금요일인데 구룡엔 빈자리 잡기도 어려웠네요.
이번엔 뭐 이런저런 소감을 적을 수도 없이 설치하고 철수하다 끝난 캠핑이었습니다. 1박2일은 여러 모로 아쉽습니다. 다행히 다음 주는 이미 닷돈재로 2박3일을 예약해 둔 상태라 이 날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