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이포보웰빙캠핑장을 두번째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함께 가기로 한 12층 친구네는 꼭 전기가 필요하다고 하네요. 이포보오토캠핑장의 예약대기가 성사되기를 기대했는데 결국 안되어서 집 가까운 토미 캠핑장으로 가보기로 하였습니다.
집 가까이 간다고 하니 준비성이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출발 당일이 되어서야 참숯 10kg를 사러 용인 숲속숯가마를 다녀오는데도 한글날 연휴의 시작이라 그런지 오전부터 집주변의 교통체증의 장난 아닙니다.
고속도로 교통상황도 엄청나네요. 어쩌면 가까운 곳으로 가길 잘했다고 안도해 봅니다.
그렇게 여차저차 준비해서 결국 집가까이 10분 이내 거리에 있는 토미캠핑에 오후 2시쯤 도착합니다.
웬래 이 곳은 글램핑 식으로 고기굽는 장소나 캠핑카를 대여하는 곳입니다. 듣고보니 10월 말까지만 운영하고 리모델링을 거쳐 재개장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우리가 마지막 캠핑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텐트를 치는 와중에 이번엔 이소가스를 안사왔음을 깨닫게 됩니다. 근처 이마트도 다녀오고 결국 1시간 조금 넘게 걸려서 텐트 설치를 마무리 합니다.
같이 온 친구는 타프쉘이라 펙 박고 자립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줄 알았더니 숙련자라 그런가 혼자서도 뚝딱 잘하네요. 일체형 텐트를 빨리 설치하고 도와주려던 내가 조금 머쓱해 집니다.
텐트를 치는 동안 애들에게 트레이더스에서 사 온 너비아니+모닝빵 조합의 엄마표 햄버거를 해서 먹였습니다. 어른들은 해 떨어지기도 전에 배고프다고 난리 입니다. 배가 고픈 것인가? 술이 땡기는 것인가? ㅎ 그래서 일찍 숯불을 준비해 봅니다.
우리야 조금 지겹지만 숯불 + 목살의 조합을 친구가 좋아라 합니다. 덤으로 천조국표 갈비살도 싼 맛에 샀는데 맛은 나쁘지 않았던 듯 합니다. 무슨 고기든 저는 술안주로 좋아라 합니다. 사실 굽는게 더 재미난 일이지요.
이번 이마트에서 피쉬그릴을 다시 샀습니다. 고기 한꺼번에 뒤집을 때 이거만큼 편리한 것이 없습니다. 가격도 착한 편이지만 손잡이 부분 내구성에 문제가 있어서 벌써 세번째 제품입니다. 앞으론 고기를 탁탁 쳐서 기름 떨구며 불쑈할 때에는 조심해서 잡아야 겠습니다.
감기 비염으로 고생하는 친구의 초상권은 살짝 무시해 봅니다. 그렇게 살짝 쌀쌀한 저녁이 깊어 갑니다. 비가 온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하늘이 맑네요. 예보가 틀린 것이길 바라고 있었습니다만...
어차피 우리 밖에 없어서 밤 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이고 정리도 대충한 채 잠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웬걸.... 아침 일찍 후두둑 비오는 소리에 놀라 깼습니다. 아차! 밖에 내놓은 우리 의자들은??
오오.... 친구가 새벽에 일어나 정리하고 잤다고 합니다. 감기걸린 채 술먹고도 부지런한 놈... 감사할 뿐입니다. ㅎ 그나저나 텐트는 또 어떻게 말리고 가야 할까요.
결국 캠장님의 양해를 구하여 조금 늦게 철수하기로 합니다. 아침, 점심식사를 하면서도 계속 마르는가 싶으면 비가 또 내리고, 또 내리고 이런 상황이 반복 됩니다.
초당역 가까이 아파트에서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캠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습니다. 아파트에서는 내려다 보며 왜 가까이 집 놔두고 고생하나 할지도 모르지만. ㅎ
▶ 토미캠핑(링크)의 간략한 후기.
- 사이트 : 건물옆 공간에 3 사이트 분량의 공간을 5.5만원에 넉넉하게 사용하였습니다. 전열기구가 전혀 없는 저희를 위해 전기난로도 빌려주셨네요. 요즘 리모델링 및 사업구상으로 바빠 보이셨는데 친절함은 전혀 잃지 않으셨습니다.
- 화장실/샤워장/개수대 등 : 오전에 건물 내에서 온수로 그릇의 기름때를 닦아내었습니다. 원래 직원들이 사용하는 주방인데 잠깐 그렇게 써도 괜찮다 하시네요. 캠핑장에서 온수로 설거지 하긴 처음입니다. 샤워 공간은 한두명 들어가는 비닐 커튼 안이 전부지만 온수는 지역난방을 쓰는 동네보다 더 잘 나옵니다. 덕분에 상쾌하게 샤워하고 철수할 수 있었습니다. 화장실은 넉넉하진 않지만 직원 분이 계속 관리를 잘하시는 듯 합니다.
- 어차피 11월부터 리모델링이라 별로 기록에 남길 이야기가 없네요. ㅎ 재개장 후에 2차로 방문하게나 된다면 그 때나 상세한 기록을 남겨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