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포보가 무료인 것 치고 좋다고들 합니다. 추석연휴 기간 동안 아이들은 처가에 맡기고 부부가 둘이서만 캠핑을 가보기로 합니다. 연휴 다음날까지 울 애들 초등학교가 쉰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웰빙캠핑장과 오토캠핑장의 차이는 주차/전기 문제로 갈리는 모양입니다. 조금 멀찍히 주차를 하고 수레에 짐을 실어 21번 사이트로 향해 봅니다. 손수레의 덜덜거리는 소리가 정겹네요.
대낮이라 자동텐트 치는 건 일도 아닙니다. 날씨도 적당해서 땀을 많이 흘리진 않았네요. 이제 가을이 오나 봅니다. 사이트 면적이 공터까지 포함하면 무시무시한 터라 한 사이트에 두 가족이 놀러와도 충분할 듯 합니다.
텐트 설치를 마치고 주변을 둘러보니 황량합니다... 무료라서 예약만 해놓고 안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던데 평일 수준으로 사이트가 텅텅 비어있습니다. 주변이 강이라 벌레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상하리 만큼 벌레가 없습니다. 최근에 방역이라도 실시한 게 확실합니다.
길가의 데크가 설치된 사이트를 보니 그 면적이 무시무시 합니다. 이렇게 큰 데크가 설치된 캠핑장도 있었다니... 빅돔에 도킹까지 하고 텐트 하나 더 쳐도 충분할 듯합니다. 여기를 생각해서 데크팩도 마련해 두어야 겠다고 마음먹어 봅니다.
이 날은 화로대에 백탄 안 피웠습니다. 그냥 장모님이 재어 주신 갈비살로 간단히 저녁식사를 대신합니다. 아이들고 없기에 숯불 피우기가 귀찮아 지네요.
주방 가구가 없다보니 테이블 위는 항상 난장판이 되네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차에 실을 공간이 없는 것을...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눠 봅니다.
늦게까지 옆 텐트의 소음으로 늦게서야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푹 자려 했더니 오전부터 가을이 아닌 여름입니다. 텐트 안은 어느새 찜통이 됩니다. 창문을 모두 개방하고 밖을 구경해 보니 여전히 황량 모드...
잠자리가 날아 듭니다. 짝짓기 중인가 봅니다. ㅎ
텐트 철수를 모두 마친 황량한 캠핑장. 손수레를 가져와야 주차장까지 짐을 나를 수 있습니다. 철수 시간대라 그런가 사람들이 모두 빌려간 상태네요. 기다려 봅니다.
돌아가는 길에 인근의 천서리 막국수 본점에 들려 봅니다. MB의 향수가 깊게 배어 있네요 ㅎ. 양이 적어서 와이프는 딱이라고 하나 제 체중엔 좀 부족합니다. 곱배기를 시키느니 걍 담엔 홍원막국수를 가보기로 합니다. 과연 어디가 더 나을런지...
이포보 웰빙캠핑장(링크)의 간략한 후기.
1. 사이트 면적 : 이보다 황량하고 넓은 캠핑장을 가본 적이 없네요. 위치를 잘 잡으면 활용할 수 있는 공터가 곳곳에 있습니다. 바닥도 텐트치는 공간은 자갈이라 무료 치고 매우 훌륭한 곳이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무시무시한 면적의 데크는 정말 탐이 납니다.
2. 화장실/샤워장 : 샌드위치 판넬로 지어진 화장실과 샤워장. 뭐 나쁘지 않습니다. 뜨거운 물이 잘 나오는 걸 생각하면 무료 호텔이라 해도 손색 없습니다.
3. 분위기: 황량 합니다. 위치 잘 잡으면 조용한 캠핑이 가능할 듯 합니다. 저는 웬 커플 옆에 자리를 잡아 신음 방지용 음악과 드라마 소리에 시달렸습니다. 무료이다보니 2박3일을 예약하고 여유있는 1박2일을 즐기다 가시는 분들이 많은 탓인지 우리처럼 오후 늦게 철수하는 집도 많았습니다.
4. 주변 : 이포보 근처에서 자전거라든가 담낭리 섬 산책이라든가도 나쁘지 않습니다. 계곡이 없어 울 아이들 좋아하는 물놀이는 불가능이겠네요. 봄/가을에 제격인 캠핑장으로 찜해 둡니다.
10월 한글날 연휴에 또 예약이 되었네요. 더 추워진 가을에 다시 오는 건 어떨런지 기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