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주변에서 국립야영장 중에는 닷돈재가 좋다 추천을 많이 하시길래 일찌감치 2박3일로 예약을 잡아보았습니다. 금요일 저녁에 출발하여 야간에 도착... 수안보쪽에서 올라오니 한밤중에는 귀신이 튀어나올 것 같은 포스였습니다. 야간운전이 무섭습니다.
C구역에 그늘도 많고 명당이라고 했으나 저는 개수대 옆 B13을 예약하였습니다. 사이트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건 국립야영장 특성인 모양입니다.
후다닥 설치하고 보니 빅돔s를 설치할 수 있는 사이즈가 겨우겨우 나옵니다. 테이블이 제공되는 터라 혼자 설치하는 동안 그 위에서 마느님께서 햄버거를 만들어 주심! 둘째 아들내미는 그 사이를 버티지 못하고 의자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야간 작업은 확실히 빡셉니다. 게다가 오토캠핑이라 해도 주차장이 좀 떨어진 위치라 물건을 손수레로 날라야 합니다.
설치를 마치고 주변을 둘러보니 사진에는 잘 안나왔지만 가로등과 산책길이 잘 어우러져 분위기가 좋습니다. 아... 그런데 구룡은 특정 시간대 이후로 모든 조명을 끄던데 여긴 안 그렇습니다. 그믐밤에 와도 별 구경하긴 어려울 듯 합니다.
다음 날. 여기도 가뭄을 피할 순 없었나 봅니다. 수량이나 수질 모두 기대엔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그래도 물고기가 많아 아이들은 신나 합니다. 오늘도 계곡에 애들 방목합니다.
날씨도 좋고 곳곳에 밤송이가 떨어져 있습니다. 어느새 둘째 아들내미는 알밤을 한 웅큼 주워옵니다. 분위기나 놀 거리는 구룡보다 확실히 나아 보입니다.
이날 처음으로 제 화로대에 장작을 태워 보았습니다. 곁에 있으면 따근하고 좋습니다. 그런데 뭐 장작을 태우면 텐트 안에서의 난방 기능은 불가능 할 듯합니다. 불길과 매연을 때문에 밖에서 놓고 즐길 뿐입니다.
밤이 되고 앞 텐트의 넉살 좋은 아이들이 놀러왔습니다. 함께 애니메이션을 보는 동안 둘째 아들내미는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ㅎ
다음날 오전. 철수하는 중에 한 컷. 사진에 두서가 없군요.
아빠가 짐 나르는 사이에 두 놈이 서로 싸워서 엄마에게 혼나는 중입니다. 주변에서 지나다니며 웃고 난리 입니다.
셋째날에는 주변 산책을 좀 해보기로 합니다.
닷돈재를 떠나 다시 수안보 방향으로 가다보면 금방 만수계곡 산책로가 나옵니다. 우리가 있던 닷돈재의 상류격이라 물이 더 깨끗하더군요.
슬슬 걸어 1시간이면 산책로 완주 가능합니다. 보호구역이라 음식을 먹고 마시는게 불가능합니다. 난이도가 높지 않아 가벼운 산책으로 제격입니다.
반환점 쯤의 넓직한 바위 위에서 잠깐 쉬어 봅니다. 수량은 역시 아쉽습니다.
닷돈재 보다 맑은 물에 잠시 발을 담가 봅니다. 아들내미는 주변에 널린 도토리 줍느라 바쁩니다. 이게 뭔 수집가 본능인가요...
산책 완료.
닷돈재 자동차 야영장(링크)에 대한 짧은 소감.
1. 분위기 좋습니다. 사진에 다 담을 수 없는 아기자기함이 있습니다. 이건 구룡보다 낫네요.
2. 화장실은 규모에 비해 좀 부족한 듯. 직전 주에 구룡캠핑장에 다녀오니 좀 비교가 됩니다.
3. 사이트 면적...은 역시 협소합니다. 다닥다닥 붙어 있어 밤에 옆 텐트의 소음과 코고는 소리는 피할 수 없습니다. 캠핑의 소소한 재미라 생각하면 편합니다. 완벽한 배려를 생각한다면 캠핑은 좀 피곤한 일이 됩니다.
4. 계곡에 대한 접근성은 훌륭합니다. 수량이 좀 많았다면 여름에 놀러오기 딱 좋은 곳인거 같습니다. 하지만 캠핑장 규모를 볼 때 엄청나게 붐빌 거 같긴 합니다.
5. 여긴 풀옵션 글램핑장을 함께 운영하는 곳입니다. 국립이라 저렴한 가격에 장비없이 놀러오기 좋습니다. 와이프의 경험으로는 온수매트에 아이스박스까지 웬만한 건 다 갖춰져 있다 합니다.